문화콘텐츠 활용 ①문학에서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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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소스 멀티유스 one source multi-use (OSMU)

 한 동안 자주 들렸던 용어입니다. 장르 간 크로스오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스토리'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화두가 되었던 마케팅 전략이죠. 영화가 드라마로 각색되며 큰 인기를 얻기도 하고, 해리포터와 둘리 같은 이야깃거리 많은 캐릭터를 활용해 OST, 모바일 게임, 캐릭터 상품 발매 등을 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문화 상품으로서 재가공되므로 투자하는 것에 비해 경제적으로 창출가능한 부가가치가 크게 상승하게 됩니다.
이미 성공한 안전한 콘텐츠를 다시 쓰는 것이니 초기기획 비용도 줄어들 뿐더러 성공도 어느정도 보장되기에 당연히 시도도 많아졌습니다. 

이전에는 하나의 콘텐츠에서 문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자연히 다른 분야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방면으로 활용될 것을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기획한다고 합니다.
최근 해외진출을 계획하며 만들어지는 <뽀롱뽀롱 뽀로로>와 같은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한국적이기보다는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성향을 띠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물론 적용됩니다.
흥행성 있는 탄탄하고 안전한 원작을 각색한 것만으로도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살인의 추억>, <클로져>처럼 공연의 성공이 다른 장르로의 변환을 가져오기도 하구요.

원 소스 멀티유스를 활용한 공연은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연극<39계단> 역시 히치콕의 영화<39계단>과 원작소설인 존 버컨의 <39계단>에서 출발했습니다.
원 소스 멀티유스를 활용한 공연이야기는
범위도 넓고 그 소재와 원전도 무궁무진해 포스트 하나로는 다루지 못할 양입니다 ^^
그래서 몇 번에 나누어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공연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이야기의 뿌리인 문학작품에서부터 찾아가 보겠습니다.
어떤 작품들이 지면에서 무대 위로 끌어올려졌는지 알아볼까요.


1. 소설에서 무대로

빅토르위고의 고전명작인 <레 미제라블>, <노틀담의 꼽추>는 영화는 물론이고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무겁고 진지한 주제의 소설을 웅장한 음악과 무대연출을 통해 풀어내어 성공적인 크로스오버라는 이야기
를 들었습니다. 원작의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각색했기 때문이겠죠.
 



특히 <노틀담의 꼽추>는 월트디즈니표 애니메이션에서는 원작의 비극에서 오는 감동을 안겨주는 대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연극 <나생문> 과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See What I Wanna See>는 하나의 원작에서 출발했습니다.

라쇼몽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예출판사, 2008년)
상세보기

근대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에는 하나의 상황을 등장인물들이 각각 다르게 증언하고 이를 다중시점묘사로 표현하는 등 영화화가 어울리는 요소가 제법 많습니다.
<라쇼몽>, <덤불 속> 등 21세기에도 호소력있는 단편을 묶어서 만들어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 
은 50년이 넘은 지금에 봐도 수작입니다.


영화 <라쇼몽>은 비정하리만큼 강렬한 원작소설의 무거운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 희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일본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찬사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개별적 원작소설을 연극화하기보다 단편 여럿을 묶어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며 호응을 얻었던 영화를 연극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무대에 올려진 <나생문>이 바로 원작 소설과 이를 각색한 영화 모두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는 미국에서 극화되었습니다. 배경은 원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중세 일본과 뉴욕 센트럴파크를 가로지릅니다. 9.11테러라는 소재를 원작 소설의 주제의식과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사용하기도 하며 관객에게 공감을 주는 각색을 했습니다.

이 외에도 T.S엘리엇의 우화시집, '노련한 고양이에 관한 늙은 주머니쥐의 책'이 뮤지컬 <캣츠>의 원작인 것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재기발랄한 문체로 인기를 끈 김영하의 소설 <오빠가 돌아왔다>가 연극으로 각색되었다고 합니다.


방대한 분량의 문학 작품을 무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추리고 각색하는 일이 쉽지많은 않아보입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표현해야하는 무대 위에서 원작 속 모든 인물과 모든 에피소드를 극화할 수는 없으니까요.
안타깝게도 제가 최근 관람한 몇몇 작품은 검증받은 원작만을 믿고 급하게 극화한 것 처럼 중요한 부분이 지나치게 생략되있거나 결말로만 단조롭게 달려가는 힘 없는 이야기로 오히려 관객을 질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나의 장르에서 출발하여 다양하게 적용되어도 그 만의 고유한 이야기의 힘을 유지하는 작품이 진정 21세기의 모두가 동의하는 현대의 고전이 되지 않을까요.
문학작품을 먼저 접한 독자에게도 충분히 만족을 줄 수 있고, 공연을 먼저 잡한 관객은 관람 후 원작을 찾게 될 만큼
더더욱 좋은 공연이 나오기를 관객이자 문학소녀로써..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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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2009/01/06 07:22 address edit & del reply

    원소스멀티유즈~ 나쁜말로 하면 한개로 자꾸 우려먹는다. ㅋㅋ ^^(농담입니다 ;;)

    캣츠도 원작이 책이였군요. 그것도 우화시집이라니..(그래서 고양이들이 주인공이구나..아하)

    뮤지컬 공식 블로그가 이렇게나 멋지다니! ^^
    반갑습니다 윤뉸님 ㅋㅋ

    • BlogIcon 윤뉸 2009/01/06 23:37 address edit & del

      앗, 반가워요 솔님:)
      부족한 글에 관심♥ 감사드려요-

      캣츠는 소설이 아니라 시집을 극화한 독특한 경우에요.
      놀라운 생각^.^
      우리나라에서도 시에 연극적 상상력을 덧붙여서
      만들면 재밌을 듯해요.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 짠가' 처럼 이야기줄기가 있는 산문시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봅니다ㅎㅎ

      시리즈물이니 후속포스트도 지켜봐주셔요~

    • BlogIcon ★고독한 눈망울™★ 2009/01/07 10:21 address edit & del

      앤드류 로이드 웨버를 천재라고 얘기하는 부분입니다. 시에서 영감을 얻어 성공에 대한 확신을 하고, 세계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웨버의 오랜 파트너인 매킨토시에게 제안을 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캣츠니깐요. 매킨토시가 캣츠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흔쾌히 제작을 맡았던 걸 보면 둘은 천재적인 작곡가와 천부적 기질의 제작자로써 더없이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2. 댄스큐 2009/01/06 08:27 address edit & del reply

    원소스멀티유즈도 양날의 칼과 같은듯 ㅋ

    각 매체별로 매체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변화해야하는데 ㅋ
    그것이 원작의 열혈독자, 열혈시청자, 열혈관객 입장에서는
    그것이 또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죠 ~

    대단한 관심을 모을 수 있기도 하지만
    그래 어디 원작을 망쳐놓기만 해봐라 라고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기도 하니까요 ^ㅡ^;;

    이전 작품의 성공만에 기대어 홀랑홀랑 어물쩡어물쩡 넘어가보려는 태도는 이제 그만! ㅋㅋ

    • BlogIcon holysea 2009/01/08 17:12 address edit & del

      나도 공감!! 오 댄스큐님 공감대 형성!!! 너도나도 원소스멀티유즈 요즘 사실 대세라고는 하는데 지켜보는 관점에서 실망스럽게 보이는 부분도 많더라구요. 한번 실망하니까 다른 아이템들에 있어서 약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고나 할까? 얼마나 잘 만드나 보자. 이 관점이 정말 딱 인거 같아요.

  3. BlogIcon BW 장병욱 2009/01/06 10:06 address edit & del reply

    양날의 검~나도 공감!!

    씨왓아이워너씨 볼때 사실 굉장히 기대 많이 하고 봤거든요.
    라쇼몽 원작에서 "각자의 시선에 의해 보여지는 사실들 중, 과연 진실이 존재하는가?"라는 데에서 구성이나 메시지가 상당히 강렬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공연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4면으로 되어 있는 무대와 프로젝터를 보고 원작과 비교하면서 기대를 너무 많이 하게 되었던 듯합니다.
    "관객들이 보는 시선에 따라서 극의 해석도 달라지는 건가?"라고 완전 기대했는데 그런 연출이나 구성까지는 미치지 못했던 듯하여 내가 혼자 설레발쳤구나...했던 기억이 나요.

    자기가 좋아하는 원작일 경우, 작품이 정말 좋다면 가장 큰 응원단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돌아서는 건 참 무서운듯해요. 흠흠

    • 해피엔딩 2009/01/06 16:58 address edit & del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던 씨왓...

      원작을 찾아 보는 재미도 솔솔하겠어요
      근데 원작보고 원작보다 낫다 하면 상관이 없는데..
      원작이 더 낫네 싶은 생각이 들면,
      공연비 아까울듯해서 찾아보기 쫌 꺼려지기도 하던데

    • BlogIcon 윤뉸 2009/01/06 23:42 address edit & del

      동의합니다ㅋㅋ

      전 반대로 뮤지컬 스위니토드 덕에,
      영화 스위니토드에 왠지 모를 반감을 가졌거든요ㅋㅋ
      꽤 좋아하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인데도 말이죠...

  4. BlogIcon BW 장병욱 2009/01/11 23:46 address edit & del reply

    원작을 알았음에도 참 좋았던 작품은 "맨오브라만차!!"
    원작이 참 좋기도 하거니와, 원작 돈키오테의 작가인 세르반테스 자신이 작품의 주인공이었다는 설정 자체도 작품을 원작을 넘어서 더 재미있게 만들었던 요인인 것 같아요.

    원작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라도, 그 원작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해석은 언제든지 환영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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